문재인 정부에 비교적 우호적인 경향신문이 12월 3일자 사설을 통해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도대체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비위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면서 “비위에 연루된 직원이 여러 명이라거나 평일 근무시간 골프설에 이어 현직 장관이 문제의 특감반원에게 자리를 약속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특별감찰반 전원을 교체한 뒤 검찰·경찰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보자고 했으나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최근 일련의 비리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방식과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청와대의 태도다. 청와대는 쏟아지는 의혹에 속 시원히 해명하기는커녕 함구에 급급하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은 “민정수석실 업무 원칙상,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하고, 김의겸 대변인은 “비위로 보도된 사안은 감찰사안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공직자들의 비위를 감시하고 감찰하는 곳이다. 그런 특감반원 전체가 교체되고, 온갖 부패 소문이 떠도는데도 가타부타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권력 핵심부에서 비위가 일어났다면 시민들은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 그런데 조 수석은 “비위와 무관한 특감반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넘어갔다. 국민적 의혹을 밝히는 게 왜 비위와 무관한 사람이 피해를 보게 한다는 건지 설득력이 없지만, 무너진 기강을 바로잡기보다 특감반원 보호를 앞세우는 안이한 인식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른바 ‘촛불’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줄곧 과거 정권의 적폐청산을 강조해왔다. 그런 정권이 부패를 감찰하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리’ 의혹에 대해 스스로 뭔가를 감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직원들이 되레 부패에 휘말려 들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특감반원의 비위 사실을 파악하고도 쉬쉬하다가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뒤에야 뒷북 대응을 했다"면서 “최근 청와대 직원들의 음주운전, 폭행사건 등 기강 해이 사건이 잇따른 것도 이런 온정적인 ‘제 식구 감싸기’ 태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지휘선상의 비서관부터 민정수석, 비서실장까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잘못은 드러내고 일벌백계해야만 되풀이되지 않는 법이다. 여당 내에서도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청와대 참모들을 전면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귀국 후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