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종교적 병역거부는 죄가 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11월 1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를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해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3명 중 9명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병역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은 소수자를 관용하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며 "종교적·양심적 병역 거부는 정당한 병역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2004년 7월 종교적 병역 거부에 대해 유죄를 판단했던 것이 14년 3개월 만에 판례가 변경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930여개 관련 사건에서 모두 무죄가 될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병역법 88조1항은 현역 입영 통지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한게 된다. 그동안 대법원은 종교적 병역 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대법원의 이날 판결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글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중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합헌이라고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2000여명이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오늘도 우리 아들은 군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나도 젊었을 때 국방의 의무를 하고자 군에 갔다왔다. 군에 간 우리 아들들과 앞으로 군에 갈 아들들, 그리고 갔다온 저 같은 국민은 비양심적인 국민인가"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