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에 역영 모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자 수영선수 잉에 데커(31)는 네덜란드의 간판 수영선수다.
 
열아홉 살이던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았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물오른 기량으로 계영 400m 금메달을 따냈다.
 
2012년에는 3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진출했다.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도 기량이 전혀 녹슬지 않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출전도 준비했다. 4회 연속 올림픽 출전과 함께 수영 인생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런 꿈은 자연스레 실현되는 듯했으나 불과 5개월 전에 돌발 악재가 생겼다.
 
지난 2월 자궁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 소식을 접하고서 "이제 올림픽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
 
암 진단 후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고통이 너무 커서 다시 수영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수술 후 화장실까지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런데도 수영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수술 상처가 아물자마자 재활에 들어가 3개월간 피나는 훈련을 했다.
 
지난 6월에는 다시 수영복을 입었다. 올림픽 출전 티켓도 따냈다.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간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자궁암을 조기에 발견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술 후 재활까지 너무 힘들었지만, 여기에 다시 섰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50m 자유형과 100m 배영, 400m 계영에서 어떤 다른 대회보다 역주를 다짐하고 있다. ■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