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낙태 금지법’ 입법을 포기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9월 23일 "(낙태법) 개정안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다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개정할 법을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개정안은 성폭행에 따른 임신이나 임신부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경우에만 의사 2명의 동의하에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했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 말 국무회의에서 이 개정안을 의결했으나 이후 사회당 등 야당과 여성단체 등이 여성 인권이 후퇴한다면서 크게 반발했다.

정부 개정안이 발표되자 야권과 여성단체 회원 등은 총리 집무실과 법무부 앞 등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개정안을 마련한 법무장관의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2010년 사회당 정부 때 통과된 현행 낙태법은 임신 14주 이내까지 낙태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태아가 기형으로 확인되거나 임신부 상태가 위급할 때는 임신 22주까지 낙태할 수 있게 돼 있다.

라호이 총리는 개정안을 폐기하는 대신 "18세 미만 소녀들이 낙태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가 소속된 국민당은 지난 2011년 낙태법 개정을 주요 공약의 하나로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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