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전까지 예상하기로는 100개 정당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1.3m에 달하는 ‘긴 투표용지’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DB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개정으로 내년 총선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수개표(手開票)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12월 27일 단독보도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우려했던 예측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 정당이 50개가량 우후죽순 생겨남에 따라 투표용지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전자개표기로 개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20년 전인 2000년 총선 때의 수개표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코미디가 벌어질 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지난 12월 23일 "만약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날치기 처리된다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노리는 비례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이라며 "12월20일 기준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 무려 34개에 이른다. 창당준비위 신고를 마친 예비정당도 16개, 모두 50개다. 총 50개 정당이 이미 창당됐거나 창당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까지 예상하기론 100개 정당이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1.3m에 달하는 ‘긴 투표용지’를 공개했다.
 
황 대표는 투표용지를 기자들에게 보이며 "이 투표 용지를 보시라. 100개 정당이 만들어져 선거하게 되면 이게 도대체 공정하고 제대로된 투표가 되겠냐"며 "정당 이름 중에 너무 비슷해 분별이 힘든 정당들도 마구 나올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투표용지는 가장 짧은 것이 21개 정당이 나왔던 20대 투표용지이고 길이는 33㎝였다. 100개 정당으로 가정하면 무려 1.3m로 국민들이 분별하기 힘든 투표용지가 되고 만다"며 "이것이 내년 선거날에 우리 국민들이 받게 될 투표용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이 터무니없는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혼란스러워 하실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범여권 정당들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협상이 우리 헌정사상 가장 추한 야합 막장 드라마가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온갖 명분도 다 내팽개치고 이제 한 석이라도 더 건지겠다는 탐욕밖에 남은 게 없다"며 "군소정당들은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주당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얻고, 민주당은 그 대가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얻는 야합이다"라고 일갈했다.
 
황 대표는 "저들의 숙주 기생정치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이제 민주당이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선거법 개악을 즉시 중지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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