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신정치특위가 지난달 11일 황교안 당 대표에게 제출한 당 혁신안 문건을 조선일보가 8월 4일 단독입수해 보도했다. 사진=조선일보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당내 싸움질, 꼰대, 웰빙, 꼼수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조선일보가 8월 4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가 마련한 이 혁신안에 따르면, 한국당은 경제 정책에 강한 집권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꼰대, 웰빙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당의 정책 전문성 확보를 위해 당 사무처 조직을 개편하고, 당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전문 연구 인력 중심으로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재 영입을 위해 당 인재영입위원회와 별도로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들고, 자유·우파 시민단체와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지난달 이 혁신안을 보고받은 황교안 대표는 이달 중 지도부 논의를 거쳐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입수한 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의 당 혁신안(案)은 3대 혁신 비전과 7대 혁신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혁신 비전은 국민과 함께(People), 경제를 세우고 정책으로 강한(Policy) 열린· 인재· 미래 정당(Process)을 지향한다는 이른바 '3P'를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혁신안은 세부 혁신과제로 △당내 화합·통합 기반 확립 △집권대안정당으로서 정책 정당 역량 확보 △보수 우파의 가치와 정책 구현 △미래정당, 청년 정당으로서의 활력과 이미지 제고 △당 운영의 민주성·투명성·소통역량 제고 △열린 정당으로 환경 조성 및 기반 확립 △보수우파 대표 야당으로 투쟁력 제고 등을 들었다. 특히 한국당이 집권 대안 정당으로 자리잡는것을 목표로 △쌈질하는 정당 △꼰대·기득권 정당 △웰빙· 강남우파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의 독선적 당 운영과 △편법을 동원한 '꼼수'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혁신안은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당 사무처와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구조조정 필요성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당 사무처 직원들은 일반 당무와 정책 분야를 구분 없이 순환 근무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채용 단계에서 일반 당무와 정책 분야를 나눠 당료(黨僚)를 선발하고 상호 인사 교류도 원칙적으로 하지 않게 했다. 또 경제 관련 외부 전문가를 사무처 중견 간부로 영입할 것을 제안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연도 당내 계파 간 나눠먹기식 정파성을 극복하고, 정책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근부원장제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여연이 '지식 허브'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7명 수준의 소수 정예 전문 연구 인력 중심으로 구조조정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여연의 일반 운영 업무는 당 사무처가 하도록 했다. 또 여연과 별도로 독일의 아데나워재단이나 미국의 해리티지재단처럼 보수 진영의 장기적 정책 과제 연구를 주도할 연구재단 설립 추진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한다는 명목이지만 이는 당 사무처 조직은 확대하고 여연의 규모를 줄이고 새로운 싱크탱크를 만들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최근 국회직, 당직 인사를 두고 다시 친박(親朴)·비박(非朴) 간 계파 분란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 출신인 김세연 여연 원장 거취를 두고도 최근 당 일부에서 교체설이 불거졌는데, 이를 두고도 친박·비박 간 알력설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당내에 많다. 신문은 “그런 만큼 혁신안의 여연 개편안을 두고 김 원장의 힘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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