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마지막날인 9월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부인 리설주 등이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 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을 순방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는 ‘평양을 방문해달라는’는 북한 김정은의 뜻을 직접 전달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월 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17일부터 18일까지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는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교황의 방북 제안이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해 “평양 순방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심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느냐"라고 제안을 했고, 이에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고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백두산 천지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교황청에 전달하겠다"라고 말을 전달했더니 그 말을 듣은 김정은이 허리를 숙이며 “꼭 좀 전달해 주십시오"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평양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볼 것'을 제안했고, 이에 김정은이 '평양 방문시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은 10월 13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국빈 또는 공식 방문하는 것으로 돼 있다. 두 나라와의 우호협력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는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을 제고하고, 첨단 과학기술과 신산업 능력을 보유한 이탈리아와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증진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벨기에로 이동해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한다. 여기서는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정상회담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에 대한 글로벌 동반자’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ASEM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성장과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55주년을 맞아 한·EU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한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월 20일에는 ‘제1차 P4G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덴마크를 공식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P4G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등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민관협력 증진과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한국의 정책 및 역할과 기여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유럽 순방의 의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질서’라는 말씀을 했는데 ‘한반도의 남북 양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에서 새로운 질서와 흐름이 형성되어 나가고 있다’라는 의미에서 새로운 질서를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동북아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으로도 지지를 받고 그 새로운 질서, 새로운 흐름이 강화·확산이 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EU는 지금 국제질서를 떠받치는, 지탱하는 큰 기둥이기 때문에 EU에서의 성과가 다시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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