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맨오른쪽)이 9월 23일 서울공항에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차기 '대권 도전설'이 돌고 있다고 ‘월간조선 뉴스룸’이 9월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 실장의 '대망론'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고 한다. 그가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둔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 작업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한한 북한 일행을 접촉했고, 4·27 판문점 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행사 전반을 관리했다. 그는 관련 회의를 주도하고 언론 인터뷰에 앞장섰으며 회담 당일 문 대통령,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배석했다. 당시 준비위원회 간사 및 위원은 각처 장관, 국정원장, 청와대 비서진 등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가의 핵심 관료들을 지휘한 셈이었다. 임 실장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도 준비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총괄했다.
     
지난 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 당시 임 실장이 차기 대선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청 간 오찬 자리에서 임 실장을 향해 "안희정 사건 딱 터지니까 밖에서는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임 실장은 "설마요, 대표님이 (미투 운동으로) 무사하니 저도 무사해야죠"라고 농담을 던지며 일축했다.
     
원로 정치인들은 임 실장의 정치 행보가 청와대 비서가 아닌 차기 대선주자 같음을 지적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평양 방북을 유도한 임 실장의 이른바 페이스북 '꽃할배' 발언과 관련,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불쾌함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임 실장이 SNS로 하는 것은 비서실장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비서실장은 자기 정치하면 안 된다. (비서의 일은) 대통령을 도와서 대통령이 잘 되도록 숨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기자회견에 나오고 SNS에 꽃할배가 어쩌고 하는 것은, 비서실장으로서 '저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지난 9월 12일 임 실장이 비서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회의장, 정당 대표들에게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제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안 간다'고 했으면 비서실장이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아니다. 비서실장으로서 오만한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시사저널>이 전문가 1000명에게 의뢰한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에서 임 실장이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문재인 대통령, 2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대통령의 우두머리 비서가 현직 대통령, 글로벌 기업 총수에 이어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는 분석은 의미심장하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임 실장의 영향력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임 실장의 힘은 내각을 책임진 국무총리 이상이다. 임 실장은 대통령을 대신해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원전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까지 맡으면서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총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 내엔 임 실장과 인연이 길고 깊은 386운동권 인사들이 적잖이 포진돼 있다. 임 실장은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운동권에서 가장 입지전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당내 이들의 세가 다소 약화됐다곤 하지만, 향후 임 실장이 당으로 복귀할 경우 그를 중심으로 다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실장에게는 '주사파 성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이번 평양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북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까지도 그를 인상 깊게 기억하며 재회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1980년대 한양대 총학생회장이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 실장은 소위 '586 세대'로 불리는 운동권 출신이다. 1989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참가를 지휘한 죄로 징역을 살고 나왔다.
      
임 실장은 작년 5월 1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 않겠다"며 "중요하다 생각하면 직언하고 대통령님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스맨이 되지 않겠다" “격의 없이 토론하겠다"고 말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그의 말대로 요즘 비서실장 역할을 ‘넘는’ 일들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연 그의 꿈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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