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 중 2.5~2.6%로 지난 2016~2020년 중 2.7~2.8%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6~2020년 잠재성장률도 기존 추정치(2.8~2.9%)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입항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사진=뉴시스DB

한국경제의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이 2.5~2.6%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경제의 기초체력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한국은행은 9월 9일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권지호·김도완·지정구 조사국 과장과 김건·노경서 조사국 조사역 등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2001~2005년 5.0~5.2%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18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한국은행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한국은행 보고서 캡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 중 2.5~2.6%로 지난 2016~2020년 중 2.7~2.8%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6~2020년 잠재성장률도 기존 추정치(2.8~2.9%)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2001~2005년 5.0~5.2%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18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한국은행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2001~2005년 5.0~5.2%에 달했던 한국 잠재성장률은 불과 18년 만에 2.5~2.6%포인트 하락했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분기 자료를 토대로 2001년부터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했다. 15세 이상 인구의 정점시기가 2033년에서 2031년으로 단축되는 등 인구추계 결과가 새롭게 바뀌고 통계 기준년 개편으로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조정된 것을 이번 추정에 반영했다.
 
잠재성장률 추정 방법에 있어서도 노동의 질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노동투입을 '총취업자수' 기준에서 '총근로시간 기준'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모형을 추가했다. 그 결과 한국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 2019~2020년 2.5~2.6%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추정된 잠재성장률 수준은 201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추정치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2016~2020년 들어서는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201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총요소생산성(생산량 증가분에서 노동·자본 투입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을 제외한 것)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자본 투입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특히 노동투입 기여도는 2001~2005년 0.8%포인트에서 2016~2020년 0.4%포인트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측은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2016년 이후 노동투입 기여도가 빠르게 하락했다"며 "또 경제가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투자 둔화 등으로 자본투입 기여도도 큰 폭 둔화했다"고 밝혔다. 자본투입 기여도도 같은 기간 2.1%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내려갔다.
   
향후 잠재성장률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 투자 부진세 등을 고려할 때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게 중요하다고 한은은 제안했다.
 
한국은행 측은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기술혁신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고 저출산에 적극 대응해 노동공급 둔화 속도를 완화하는 데에 정책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보고서 목차와 핵심내용이다.
 
Ⅰ. 머리말
Ⅱ. 추정방법 개선 및 확장
Ⅲ. 잠재성장률 추정방법
Ⅳ. 잠재성장률 추정결과
Ⅴ. 맺음말

  
본고는 성장률의 추세적 둔화, 인구 및 노동시장 구조변화 등을 고려하여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하였다. 본고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기존 방법론과 차이가 있다. 첫째, 노동투입을 총취업자수 기준에서 노동의 질을 고려한 총근로시간 기준으로 변경하였다. 둘째, 잠재성장률 추정의 강건성을 높이고 생산함수모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 3가지 추정모형(생산함수모형, 준구조모형, HP필터링)에 새로운 모형(다변량필터링모형)을 추가하였다.
 
수정·보완된 방법론을 이용하여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한 결과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20년 중 잠재성장률은 2.7~2.8%로 기존 추정치 2.8~2.9%에 비해 0.1%p 가량 낮았고, 2019~2020년 중 잠재성장률은 2.5~2.6%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잠재성장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본 결과 2010년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은 총요소생산성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의 증가세가 둔화된데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노동투입 기여도 감소는 주로 15세이상인구 증가세 둔화에 기인한다. 자본투입 기여도 감소는 기본적으로 우리경제가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투자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더불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제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함으로써 기술혁신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여성과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유도하고 저출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둔화속도를 완화하는데 정책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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