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라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난장판이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빗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내용을 문제 삼아 고함을 치며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고 일부는 퇴장하기도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가 원수 모독죄에 해당한다"고도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이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하라" "어떻게 대통령을..."이라며 고함을 질렀고 한국당 의원들도 "잘 들어보라" "조용히 하라"며 맞받았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위헌"이라고 할 때와 "한미간 엇박자가 심해지고 있다"는 대목에서도 의석에서 고성과 고함이 나왔다.
  
결국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단상으로 올라가 국회의장에게 항의했고 이에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단상으로 나와 홍 원내대표를 막았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소리치면서 삿대질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 측이 강력 항의한 데 대해 "안타까웠다. 반대편의 이야기를 안 듣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참으로 왜곡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은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로 아수라장이 되며 30분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는 민주당 측의 사과 요구에 대해 "원고를 잘 읽어보시면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이었다"라며 "제가 더 설명드릴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나 원내대표의 윤리위 제소를 추진하는데 대해선 "민주당이 독선과 오만, 상대방 의견에 안 듣는 자세로 간다면 앞으로 한국의 미래가 더 어려워질 것이고 문재인 정권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섭단체 연설은) 국민이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자리"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다른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문재인 정권을 더 힘들게 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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