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월 1일 서울 용산역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월 1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서울역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설 명절을 앞두고 정치권이 ‘김경수 판결’을 두고 치열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포털사이트를 통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가 인정돼 1심 판결에서 법정구속됐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곧바로 장외투쟁에 나섰다. 한국당은 1월 31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도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월 1일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청와대 앞 의총을 ‘대선불복 망동’으로 규정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제는 청와대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가서 시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말씀들을 하셨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 ‘현직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한다’라든가, 이런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들을 감히 법사위원장이라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보고서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대선불복을 의미하는 듯한 그런 행동을 하는 공당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나. 김경수 도지사에 관한 재판은 재판이고, 자유한국당이 할 일은 따로 있지, 김경수 재판을 가지고 왜 청와대 앞에 가서 그렇게 대선불복하는 망동을 한단 말인가."
   
이 대표는 또 “엄중하게 경고한다"면서 “제가 당대표가 되고나서 단 한 번도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싫은 말은 안 했다. 그러나 어제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가 없다"고 했다.
    
“대선불복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여러분의 당대표였던 사람이 탄핵을 당했다. 탄핵당한 사람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불복으로 대한단 말인가. 그런 자세를 버리고 국회에 임하시라. 1월 국회에도 응하지 않고, 2월 국회에도 응하지 않고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정당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한국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재판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 행위를 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왜 의외의 판결로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음 속에 우리가 하는 것은 다 선(善)이라고 하는 오만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재판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재판 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이라고 비난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해찬 대표가 정녕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망동’에 대한 반성부터 하시기 바란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주권자인 우리 국민은 헌법을 통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선거로 뽑은 대표자에 의한 ‘대의제’ 민주주의로 운용하도록 명령했다. 대의민주주의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올바른 대표자 선택을 방해하는 선거 여론 조작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법원은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 대선에서 ‘댓글 조작을 통한 여론 왜곡 행위’로 대의민주주의의 국민적 신뢰를 파괴했다고 봤다. 김경수 지사가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던 대통령의 복심(腹心)이자 최측근 인사다. 대선 여론 조작이라는 민주주의 파괴 중대 범죄를 김경수 지사가 진정 독단적으로 수행한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당연한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대선불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라며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의민주주의 때문에 존재하는 공당의 대표가 할 소리가 아니다. 이해찬 대표는 또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단 말이냐’고 말하며 성을 냈다고 한다. 한국당에 대선 불복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대통령 최측근 인사의 지난 대선 여론 조작 범죄를 감싸려는 작태를 개탄한다."
 
한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의 오른팔을 자처했던 김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댓글조작을 통해 국민여론을 호도한 게 법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며 "대통령 선거 무효를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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